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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는 재능엄마의 클래식/Fauré Music Studio 2024. 2. 7. 07:23반응형
열이면 열 안 예쁜 아이가 어디 있겠냐마는, 가르치는 이에게 영리한 아이는 아무래도 눈에 띄기 마련입니다. 피아노를 가르치는 저의 입장에서는 선천적으로 또는 유아기부터 악기를 접해 음감이 뛰어난 아이, 지능이 높아 처음 보는 악보도 곧바로 손가락으로 옮길 줄 아는 아이, 가르치는 말을 찰떡같이 알아듣고 그대로 표현해 내는 아이와 피아노를 칠 때면, 주제넘은 말이지만 동네 상가 피아노학원을 다녔다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떠오르곤 합니다. 이 아이들과는 더욱 깊고 풍부한 음악을 만들어갈 수 있지요.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마침내 해내는 아이에게는 더 마음을 쏟게 됩니다. 손가락이 마음대로 안 되어 자꾸만 틀린 음을 누르고, 리듬감이 부족해 정박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리듬을 표현해 내지 못하고, 이전에 무관심한 선생님께 배워 중급 이상의 진도임에도 아직 계이름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아이. 그러나 곱절의 노력으로 마침내 해내는 아이.
만약 제가 그 아이였다면, 악보를 집어던지고 ‘나 안 해!’ 소리치고 싶었을 겁니다. 피아노는 꼴도 보기 싫었겠지요. 엄마에게 피아노 그만 다니겠다고 징징거렸을 테고요. 하지만 마침내 해내는 아이들은, 하나같이 더 연습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한 번 더 지도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하고요. 어렵고 힘들고 지칠지언정 짜증의 기색은 보이지 않습니다.
소질이 없어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들여야 함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열 살 내외의 아이들이 보여주는 노력과 끈기에 존경의 마음을 가집니다. 이보다 더 귀한 재능이 있을까요? 이 아이들이 마침내 해내는 순간을 함께 하는 것은 크나큰 기쁨입니다. 더 탁월하게 가르치지 못하는 저의 능력이 미안해지기도 합니다.
30여 년을 살아오며 쉽게 저지른 포기를 머릿속에 나열해 봅니다. 부끄러움은 덤입니다. 새해를 맞아 이 중의 하나를 다시 도전해 볼까 합니다. 마침내 해내는 것을 새해 목표로 삼고요. 가르치는 사람이지만 아이들에게 더 큰 지혜를 배웁니다. 아이들의 귀한 불씨를 꺼트리지 않도록 저도 더욱 힘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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