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뮤직스튜디오의 피아노

 

포레뮤직스튜디오의 피아노 (삼익JC1000I)

 
 
 
초등학생 시절부터 함께 해온 제 피아노예요. 97년 제조되었고, 아마 그 해 구입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삼익 업라이트 중 최상급 라인인 데다 IMF 직전에 생산되어 고급 목재로 만들어진 마지막 모델이에요.
 
현재 생산되는 피아노 보다도 더 좋은 목재라며 만나는 조율사님마다 감탄하곤 하신답니다.
 
 
 
 
 

 
 
 

콘솔 피아노임에도 풍부한 성량을 자랑해요. 그래서 스튜디오 방음에 특별히 신경을 쓰기도 했지요.

 

방음 시공의 영향으로 울림이 깊고 풍성했던 소리가 다소 소프트하게 들리는데, 그것 또한 매력적이에요.

 

불필요한 울림이 적어져 단단한 본래의 소리를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답니다.

 

건반도 묵직해서 손가락 힘을 기르고 테크닉을 향상하는 데 좋아요.

 

수십 년이 지나도 질리지 않는 세련된 디자인은 자꾸만 피아노를 만지고 싶게 합니다.

 
 
 
 

말끔해 보이지만, 그동안 저와 함께 수많은 곡절을 겪어온 아이랍니다.
 
외관의 상처를 들여볼 때마다 제 역사의 증거라는 생각이 들어 애틋해집니다.

 

피아노 앞에 가장 많이 앉아 있던 학생 때는 연습에만 바빠 사실 잘 몰랐는데,

 

'나'를 표현하는 연주가 무엇인지 이제야 조금씩 알아가고 있어요.

 

피아노만큼 저를 잘 이해하는 건 없을 것 같습니다.

 

가르치는 지금도 배움에는 끝이 없네요.

 

음악은 꼭 언젠가 답을 준다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편지가 떠오릅니다. 

 
 

음악친구들에게

 
 
 

이 피아노로 앞으로 학생들과 빚어낼 소리가 몹시 기대됩니다.

 

우리 곧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