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 작품 번호

지난 글에서 클래식 작품 제목을 주제로 다뤘는데요.

오늘은 클래식 곡 제목에 있는 '작품 번호'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Op.
클래식 음악에서 작품번호는 보통 'Op.'로 표기되는 오푸스 번호가 붙습니다.
Op. 는 라틴어로 '작품'을 뜻하는 opus의 약자인데요. 대부분의 작곡가가 작곡한 작품에 출판 순서대로 붙여집니다.
처음으로 이 op. 번호를 사용한 작곡가는 르네상스 말기 및 초기 바로크 시대의 이탈리아 작곡가 Adriano Banchieri(1568~1634)로 알려져 있습니다.


BWV
앞서 말씀드린 Op. 번호는 17세기 후반부터 쓰이기 시작했고, 바흐나 하이든, 모차르트 등 그 이전의 작곡가는 작품번호를 쓰지 않았습니다. 이후 학자들이 작품들을 정리하고 목록을 작성하며 고유의 표기법을 붙이게 되었지요.
BWV 번호는 Bach-Werke-Verzeichnis (바흐 작품 분류)의 약자로,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의 작품에 붙는 기호입니다. 볼프강 슈미더라는 독일의 학자가 바흐의 작품을 정리했습니다. 가끔 BWV 뒤에 Anh.(추가라는 뜻의 Anhang의 약자)라는 단어가 붙기도 하는데, 작품 목록 작성 후에 추가로 붙여진 번호를 뜻합니다.


K., KV
모차르트의 작품에는 K., 또는 KV로 표기하는 쾨헬번호가 붙습니다. 모차르트의 작품을 연구하던 쾨헬(Ludwig von Köchel)의 이름을 따서 만든 것이며, ‘KV’는 ‘Köchel Verzeichnis’, 즉 ‘쾨헬의 목록’의 약자입니다.



Hob.
하이든의 작품에는 네덜란드의 학자 호보켄(Antonio van Hoboken)의 이름을 딴 호보켄 번호가 붙습니다. 호보켄은 작품을 작곡된 순서에 따라 장르별로 분류하고, 각 장르에 로마 숫자(I, II, III, IV...)로 번호를 붙였으며, 각 장르마다 알파벳으로 악기별 소분류, 아라비아 숫자로 작품을 연대순으로 정리했습니다. 호보켄 번호는 출판 순으로 정리된 Op. 와 함께 쓰이기도 합니다.


WoO., Bia.
베토벤의 작품 중 생전에 발표한 작품에는 Op. 를 쓰고, 당시에는 출판이 되지 않았거나 사후에 발견한 유작에 WoO. 를 붙입니다. WoO. 는 Werke ohne Opuszahl, 작품 번호 없음이라는 뜻입니다. Bia.는 베토벤의 미완성 교향곡 10번에만 쓰입니다.


D.
슈베르트의 작품에는 D.로 표기되는 도이치 번호가 쓰입니다. 슈베르트의 작품을 정리한 독일의 음악학자 오토 에리히 도이치(Deutsch)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습니다.


R
비발디의 작품을 표기하는 리옹 번호입니다. 역시 비발디의 작품을 정리한 덴마크의 음악학자 피터 리옹(Peter Ryon)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으며, 리옹 번호를 뜻하는 Ryon Verzeichnis의 약자 RV로도 표기될 수 있습니다. 비발디의 작품은 드물게 마르크 핀케를(P)이나 안토니오 파나(F)가 정리한 목록이 쓰이기도 합니다.


HWV
헨델의 작품에 쓰이는 번호입니다. Handel Werk Verzeichnis의 약자이며, 베른트 바젤트(Bernd Baselt)가 정리했습니다.


S
리스트의 작품에 쓰이는 설 번호입니다. 음악학자 험프리 설(Humphrey Searle)이 정리했습니다. 리스트의 작품은 드물게 뮐러(R. C. Mueller)와 에크하르트(M. Eckhardt)가 정리한 LW. 번호가 쓰이기도 합니다.



KK
쇼팽의 작품은 대부분 Op.로 표기되지만, 드물게 쇼팽의 유작을 정리한 ‘크리스티나 코빌라니스카(Krystyna Kobylańska)’에 의해 붙여진 ‘KK’라는 작품번호도 쓰입니다.


K., L.
스카를라티의 작품은 주로 두 가지 방법으로 분류합니다. 하나는 쳄발리스트 랄프 커크패트릭(Ralph Kirkpatrick)이 분류한 커크패트릭 번호이며, 다른 하나는 알레산드로 롱고(Alessandro Longo)가 분류한 롱고 번호입니다. 이 둘은 보통 같이 쓰이는데요. K. 번호 뒤에 괄호를 사용하여 (L. 번호)를 붙입니다.


L
드뷔시의 작품에는 프랑스의 음악학자 프랑소와 르쉬르(Francois Lesrue)가 분류한 르쉬르 번호가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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