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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 평영 고비
    엄마의 생각/수영 2022. 12. 1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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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 급 반 '



    매일 수영장에 출근 도장 찍는 게 익숙해질 무렵, 반 이름이 바뀌었다. 두 달간 빠짐없이 강습에 출석하며 자유형과 배영을 수월하게 익힌 기특한 나에게 선물을 주고 싶었다. 무려 중급반이나 되었는데, 초보 티 나는 수영복은 이제 벗어도 되지 않을까? 그래. 새 수영복을 사자!


    나의 첫 수영복(낫소NF119, 왼쪽)과 두번째 수영복(엑스블루XBL-9003-BLGN, 오른쪽)





    새 수영복을 입고 평영을 배우게 되었다. 일명 개구리헤엄. 먼저 풀 벽을 잡고 발차기를 배웠다. 무릎을 구부려 양발을 동시에 엉덩이 쪽으로 모았다가 다리를 벌리며 쭉 편다. 강사님이 다리를 잡고 알려주셔도 동작이 잘 익혀지지 않았다. 서툴게 다리를 밀어낼 때마다 몸이 붕 떠오르며 밀리는 게 느껴졌다.



    드디어 킥판을 잡았다. 왠지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몸을 가볍게 띄우고 양발을 힘껏 찼다. 분명 ‘힘껏’ 찼다. 그러나 내 몸은 위아래로만 출렁일 뿐 앞으로는 전혀 나아가지 않았다. 다시 한번 찼다. 이번엔 몸이 뒤로 밀려났다. 일단 출발을 했으니 끝까지 가야 하는데, 왜 나는 후진을 하고 있는 것이냐! 당황한 나는 허둥지둥 연거푸 발을 찼으나 제자리에서만 버둥거릴 뿐이었다.


    평영




    어릴 적 배웠던 깜냥으로 이제껏 1번을 맡아왔지만 평영은 생판 처음이었다. 내려져 오는 수영 전설에 따르면, 수영을 배우는 데에는 몇 번의 큰 고비가 있다. 그 첫 번째 고비는 물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는 것이고, 두 번째는 평영을 처음 배울 때 온다. 나는 물을 무서워하지 않았으니 첫 시작에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평영을 배우며 드디어 나에게도 고비가 찾아온 것이다. 승부욕이 불타올랐다. 기필코 평영에 숙달하리라. 이 시기 나는 질문 요정(?)으로 변모했다. 강사님은 물론이고 자유 수영에서 평영을 하는 사람을 보면 무작정 말을 걸어 조언을 구했다. 그렇게 질문하고 연구하고 연습하며 아주 아주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덧붙이자면, 내가 터득한 평영의 중요한 요령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발목의 움직임이다. 다리를 뻗을 때는 발목을 당겨 뒤꿈치로 물을 강하게 밀어내는 느낌, 다리를 모을 때는 다리와 발의 안쪽 면으로 물을 모으는 느낌을 유념하여 발차기를 한다. 둘째는 글라이딩이다. 발차기 직후 상체를 바로 움직이지 않고 몸을 길게 뻗어 유선형 자세를 유지한다. 발차기의 추진력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자유형과 배영은 긴 축 영법(long axis stroke), 즉 몸의 좌우를 대칭으로 움직여 추진에 끊김이 없는 반면, 평영과 접영은 단 축 영법(short axis stroke), 즉 상반신과 하반신을 대칭으로 번갈아 움직이기 때문에 수영 속도에 리듬이 생긴다. 특히 평영은 속도의 폭이 가장 큰 영법이라서 이 리듬감을 익히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팔 동작과 호흡, 발차기는 재빠르게, 그리고 글라이딩은 힘을 빼고 여유 있게. 이것이 바로 평영의 킥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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