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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강습 첫날. 아릿한 수영장 냄새를 맡으며 쭈볏쭈볏 수영장에 들어갔다. 레인 앞에는 반 이름이 적힌 팻말이 하나씩 세워져 있었다. 나는 ‘기초반’, 맨 가장자리 레인이었다. 손과 발, 팔다리, 어깨와 복부, 마지막 가슴까지 차례대로 물을 묻히고 조심조심 풀 안으로 내려갔다. 바닥을 딛고 서니 물이 가슴 높이까지 찼다. 긴장을 해서인지 미지근한 물이 조금 춥게 느껴졌다.
기초반 레인에는 스무명 남짓의 사람들이 어색하게 서 있었다. 나도 함께 어색해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물아래의 파란색 타일과 여덟 개의 레인을 가르는 삼원색 레인 로프, 머리 위에는 거리를 표시하는 용도인 듯한 세모난 깃발이 횡렬로 매달려있고, 높은 벽 한가운데에 큼지막한 빨간 전자시계, 높은 사다리 의자에 앉아 계시는 안전요원 선생님들…. 이곳이 익숙해질까? 재미없고 힘들다며 얼마 못 가 그만두는 건 아닐까? ‘수영장 텃세’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 있는데 괜찮을까?
“삐익~”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다. 준비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어색한 곳에서 무언가 할 일이 주어졌다는 것은 대단히 반가운 일이다. 강사님의 시범을 따라 최선을 다해 몸을 움직였다. 딱 한 달만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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